IT 이슈

선택과 집중하지 않으면, 죽은 유니콘 나온다.

23 10월 , 2015  

전설 속의 외뿔 짐승, 유니콘(Unicorn). IT업계에서 유니콘이란 아직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았지만 기업 가치가 약 10억 달러 이상 평가받으며 전설 속의 동물 유니콘처럼 찾기 힘들다고 한 데서 대형 스타트업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유니콘들이 모여있는 세계 소프트웨어산업의 중심지 실리콘밸리에서는 심상치 않은 찬바람이 돌고 있습니다.
 
고객관리 SW업체 세일스포스닷컴의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는 “고객만족보다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것에 더 신경을 쓰는 스타트업들이 있다.”, 미국의 유명 벤처 투자자 빌 걸리(Gurley) 역시, “두려움을 완전히 상실한 기업들 때문에 올해 안에 몇몇 죽은 유니콘을 보게 될 것”이라며 “실리콘밸리의 황금기도 곧 저물 것”이라고 경고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기업들이 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조직 통·폐합 등 긴축 경영에 돌입하거나 아예 문을 닫고 있습니다. 특히, 단문형으로 세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한 획을 그었던 트위터, 메모장 앱을 서비스하는 에버노트, 개인의 아이디어를 발굴해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주는 쿼키 등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트위터, 에버노트를 통해 바라본 위기위 유니콘들

 
위기의 유니콘1_제로웹
 
2007년 SXSW 페스티벌 웹 어워드 블로그 부분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트위터는 140자의 단문형으로 빠르고 쉽게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 긴글을 써야했던 블로그 시대 대중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도 잠시, 페이스북, 왓츠앱에 비해 점점 밀려나면서 최근에는 2010년에 출시된 인스타그램에까지도 역전당하고 말았습니다. SNS 시장에서 양대산맥으로 군림했던 페이스북의 월간 이용자 수는 15억 명에 이른 것에 비해 트위터는 3억 1천 600만 명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셈이죠.
 
그렇다면, 트위터가 SNS시장을 선도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후발 SNS서비스에 패한 요인은 무엇일까요. 모바일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콘텐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었고, 이용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콘텐츠를 직접 골라봐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심사 콘텐츠를 먼저 뉴스피드로 대처한 반면, 트위터는 이에 상관없이 모든 콘텐츠들을 업로드 역순으로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은 원하지 않는 콘텐츠까지도 봐야한다는 부분이 단점으로 작용하였습니다. 또한, 모든 콘텐츠들을 빨리 전달하는 과정에서 무분별한 속보로 이어지며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시키고 피로감을 발생시키게 되었죠. 즉, 사회 관계망을 구축하는 서비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가치에 알고리즘을 두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에 트위터는 지난 5일 공동 창업자였던 잭 도시를 최고경영자(CEO)로 복귀시키고 인력 구조조정 추진, 신사옥 확장 계획 취소 등 대대적인 인력과 비용 감축에 돌입하였습니다. 또한, 지난 7월 28일 트위터 실적발표회에서는 사용자의 가치와 관심에 근거해 타임라인을 꾸리고, 에디터가 선별한 뉴스와 이슈를 타임라인에 게재하는 ‘프로젝트 라이트닝’을 도입할 것이라고 하였죠. 다시 돌아온 잭 도시가 위기에 빠진 트위터를 어떻게 살려낼 것인지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위기의 파랑새,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요.
 
 
위기의 유니콘2_제로웹 (2)
 
그리고 이와 관련해 몸값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스타트업 에버노트(Evernote)가 실리콘밸리의 첫 번째 ‘죽은 유니콘’이 될 수 있다는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메모관리 앱 에버노트는 2008년에 서비스를 출시한 후 2012년 총 2억 7000만 달러를 투자받고 유료 서비스 이용자만 3000만 명에 육박하면서 지난해 5월 기준으로는 전 세계 사용자 1억 명을 보유하는 글로벌 앱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또한, 단순히 메모를 하는 도구라는 인식을 넘어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설계하는 꿈을 펼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누구도 에버노트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할 것이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았죠. 그러나 지난 1월 20명의 직원을 해고한 데 이어 9월 30일 신임 CEO 크리스 오닐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글로벌 사무실 3곳의 문을 닫고 전체직원의 13% 47명을 해고한다고 밝혔습니다. 두 번의 인력감축으로 지금까지 총 18%의 직원을 내보낸 셈입니다.
 
미국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에버노트는 급성장세를 활용해 IPO를 시도할 만큼 충분한 수익을 얻지 못했다”며 그 원인으로는 유료고객으로 전환하는데 실패한 점과 성장에 집중하지 못한 점이 꼽히고 있습니다. 에버노트는 출시 당시, 무료 서비스로 이용자를 유인한 뒤 기능을 추가하여 유료화해 수익을 창출하는 공짜마케팅(freemiun)을 진행하였습니다. 편리한 기능으로 이용자들을 무수히 불러 들였지만, 실제 돈을 지불하고 앱을 구매하는 유료 고객을 충분히 확보하는데 실패하면서 수익창출구조가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미국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에버노트의 지난해 매출은 약 3600만 달러(약 418억 원)로 집계되었습니다. 전 세계 이용자가 1억 명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주 저조한 매출실적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에버노트는 유료고객의 전환을 위해 전략을 모색하는 방법 대신 다른 서비스를 개발하고 출시하는데 집중하였습니다. 즉, 지속적인 성장가능성을 두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일에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죠. 에버노트는 주 서비스인 노트 필기와 연관성이 낮은 요리법 및 음식 사진 공유 앱 ‘에버노트 푸드’, 자동 명함 교환 앱 ‘에버노트 헬로’, 학습도구 앱 ‘에버노트 픽’ 등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였지만 모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자취를 감추게 되었죠. 이는 일반 이용자들에게 의문만 키웠고, 결국에는 이 모든 것들이 에버노트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생(生)과 사(死)의 기로에 놓인 유니콘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하나

 
위기의 유니콘_제로웹
 
사회 전반을 흔들 만큼, 한 때 각광을 받고 등장한 일부 유니콘들은 이용자의 가치와 서비스 개편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회사의 가치와 투자를 높이기 위해 무리한 도전을 계속 시행하였고, 결국에는 경영난에 이르렀습니다. 유니콘 기업들의 몰락, 우리는 어떤 관점으로 다시 봐야할까요? 이용자에게 어떤 서비스로 다가가야할지 고민하는 대신 대내외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높게 받는 것에 집중하거나 회사의 기반을 튼튼하게 다지는 대신 당장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나 무리한 해외진출을 모색한다면, 한 때 각광받았던 유니콘 기업들의 몰락은 당연한 결과로 이어집니다. 또한 지금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는 수많은 유니콘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버(Uber), 에어비앤비(Airbnb), 핀터레스트(Pinterest) 등과 같이 기존 대형 테크 기업 못지않게 IPO 전 이미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를 넘어선 초거대 스타트업을 총칭하는 데카콘(Decacorn)까지도 출현하며 압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진퇴유곡에 머물렀던 유니콘 기업들은 이용자와 서비스에 선택하고 집중하여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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